작성자 : 박영제 | 작성일 : 2020-01-28 23:19:21 | 조회수 : 353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이곳에서의 핵심은 '기술'일 것입니다.
유수한 글로벌 기업들과 잠재력 가득한 벤처기업들 틈에서 눈에 띄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이 필요합니다.
현재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나 미래에 선보일 기술 혹은 둘 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에 관해 그렇게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CES가 재미없었냐구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저마다 그들의 기술을 녹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CES와 같이 큰 박람회에서 선보인다는건 그만큼 유의미한 것이라는 거겠죠.
그들이 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 목적 그리고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자했는지 또한 어떻게 그들의 기억에 남고자했는지.
정답이라 말할 순 없겠지만 나름대로 그것을 파악해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몇가지 유형으로 그 방식들을 정리해보고자 하며, 기술 외적으로 CES를 즐길 방법을 이번 글에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1. 과시형
우선 여기서 말하는 과시란 사실보다 크게 나타내는 것이 아닌 자랑하여 보인다는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스케일이 크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이만큼 잘났어. 대단해. 라고 말하는 것인데 절대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대기업들이 있습니다. 뻔하지만 CES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업들이 삼성과 LG입니다.
Tech East로 들어서는 순간 LG의 '올레드 폭포'를 볼 수 있습니다. 그 규모는 교통수단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가장 거대했을 겁니다.
하나의 제품을 여러개 합쳐서 또 다른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들의 기술력과 심미적인 요소를 선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순간 탄성을 지르고, 휴대폰을 꺼내드는 순간 그들의 의도는 잘 먹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롤러블 TV 분수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품으로 하나의 쇼를 만들어내는 것. 올바른 과시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2. 체험형
과시형보다는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형입니다.
비교를 위해 앞서 언급한 LG와 같은 산업군의 Hisense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Hisense는 중국기업으로 가전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Hisense는 쇼룸이 있었습니다. 시간에 맞춰 쇼가 시작되면 연기자가 쇼룸에 등장하여 자신의 집에 온걸 환영한다고 말합니다.
연기자는 소파에 앉아 스마트TV를 사용합니다. 관람객 중 한 명을 자신의 옆에 앉히기도 합니다.
스마트 냉장고와 스마트 와인셀러를 이용하여 식사준비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거울을 이용하여 준비를 마무리하고 외출을 합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Hisense의 제품과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뇌리에 남는건 기술을 과시한 기업들이겠지만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체험형 기업들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LG도 체험의 공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LG 클로이 로봇을 활용한 주방의 상황 그리고 스마트 현관문을 사용하는 모습까지.
하지만 제품의 개별적 체험이 전반적인 생활의 체험에 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3. 구글형
구글형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당연히 구글입니다.
야외에 위치한 구글 부스에 갔을 때 우리 조의 공통적인 반응은 '에걔?' 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겨우 이것밖에 안된다고? 물론 그 부스만 봤다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구글의 진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많이 다닐수록 드러났습니다.
Tech East와 Tech West를 다니면서 유일하게 두 곳 모두에서 본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구글입니다.
구글은 CES에 전방위적으로 퍼져있었습니다. 말그대로 Google is everywhere.
작지만 곳곳에 퍼져있는 구글. 많이 보이다보니 그곳으로 눈길이 향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단순히 자신들의 것만 보여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기업들의 부스에서 기업과 구글의 콜라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기술적으로는 다른 기업들과 연동되고, 표면적으로는 혼자 앞서나가는 것이 아닌 함께 나아간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니 구글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마케팅을 보여주기를 개인적으로 기대합니다.
그래야 보는 우리도 재미가 쏠쏠할테니 말이죠.
+ 위의 유형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두산 전시장에서 상영된 영상입니다.
두산 제품과 사람이 양쪽 화면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비슷한 춤을 추는 영상입니다.
사람과 같은 춤을 추는 두산 제품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과 같은 정밀성을 가진 제품 그리고 사람을 위하는 제품을 두산이 시사한다고 바라보았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해당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oEK7cbrwx4
'[DOOSAN CES 2020] Delight your Tomorrow'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의 방식에 차이를 가져왔을까요?
그들의 미션과 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션과 비전은 기업의 이미지 즉,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기업의 모습을 정합니다.
각 기업의 미션과 비전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뿐 아니라 마케팅도 그러합니다.
덕분에 미션과 비전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일을 한다면 그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유의해서 볼 것이고, 창업을 하게 된다면 신중하게 미션과 비전을 정할 것입니다.
이렇듯 CES의 볼거리는 기술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CES에 가는 모든 사람들이 기술에 지식과 흥미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어떻게 기업들이 본인들을 선보이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았습니다. 실제로 재미도 있었습니다.
비단 CES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바라볼 때 자신이 알고자 하는 포인트에 맞추어 바라본다면 그 과정은 더욱 유의미해질 것입니다.